【 철저했던 국가 행사의 옛 기록 의궤 】
조선시대에는 왕이 참석하는 모든 행사를 ‘의궤’ 라는 별도의 문서로 관리했답니다. 이 의궤를 보면 그 기록의 철저함에 놀랄 수밖에 없는데요. 행사를 총괄하기 위해 도감을 설치하면서부터 국왕과 관청, 관청과 관청 사이에 오가는 모든 공문서가 날짜별로 정리되어 있고 행사에 사용된 물품들을 새로 제작된 것과 기존에 있던 것, 빌려 쓴 것으로 구분하고 기록되어 있답니다. 행사에 참여한 인원에 대한 기록도 철저한데요. 행사에 참여한 관리와 장인들의 실명이 쓰여 있어 천인(賤人)의 이름도 볼 수 있는데, 물품이나 공사에 하자가 발생했을 경우 책임 소재를 밝히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또 건축이나 토목공사에 관한 의궤의 경우 노동자들이 작업한 시간을 반일 단위까지 기록했는데, 이것은 임금을 지불하는 근거로 쓰였다고 합니다. 행사에 사용된 경비 내역도 세세하게 기록해 밥 한 그릇, 간장 한 종지, 못 하나에 이르기까지 비용이 계산되었고, 남은 예산에 대해서는 그 사용처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니, 우리 조상님들의 국가 행사 관리가 보통 깐깐한 게 아니었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