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국빈 만찬 답사 및 건배 제의
타르만 대통령님과 이토기 여사님, 내외 귀빈 여러분, 우리 부부와 대표단을 따뜻하게 맞아주시고, 성대한 만찬을 베풀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어제 도착하여 둘러본 싱가포르는 아름다운 자연과 현대적 건축물이 공존하는 이상적인 조화 그 자체였습니다. ‘가든 시티’라는 명성 그대로 싱가포르 도시 전체가 하나의 큰 정원처럼 느껴졌습니다. 더 나아가 싱가포르는 다양한 구성원과 여러 종교의 조화를 바탕으로 위대한 성공의 역사를 써왔습니다. 민관이 원팀이 돼서 함께 노력한 결과 오늘날 싱가포르는 국제금융의 중심이자 교통과 물류의 허브로 발전했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내년은 한국과 싱가포르가 외교 관계를 수립한 지 50년이 되는 해입니다. 독립 직후 양국은 부존 자원과 자본이 부족한 상황에서도 높은 교육열과 혁신적인 정책을 통해 경제 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었습니다. 가족 공동체를 중시하는 전통을 잘 지키면서 자유와 법치에 기반한 현대적인 국가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양국은 이러한 공통점을 토대로 우호 관계를 꾸준히 발전시켜 왔습니다. 1995년 WTO 체제가 출범했지만 다자주의를 통한 자유무역은 여전히 한계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두 나라는 2004년 한-싱가포르 FTA 협상 타결을 선언함으로써 아시아의 자유무역 질서를 선도했습니다.
또한 싱가포르의 대표적인 건축물인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양국 협력에 빛나는 상징이기도 합니다. 싱가포르에 차세대 국책 사업을 한국 기업이 수주에서 건설함으로써 세계 랜드마크 건축 역사에 한 획을 그었습니다. 52도로 기울어진 200m 건물 위에 6만톤 무게의 정원을 올린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21세기 피사의 사탑이라 불리며 현대 건축의 기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양국이 함께한 지난 50년이 성장과 개척의 역사였다면 앞으로의 50년은 핵심 가치를 수호하고, 복합 위기를 함께 극복해 나가는 연대와 협력의 여정이 될 것입니다.
저는 오늘 로렌스 웡 총리님과의 정상회담에서 수교 50주년을 맞이하는 내년에 한-싱가포르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하기로 합의했습니다. 앞으로 양국 협력의 지평은 첨단 기술 분야와 글로벌 이슈로 확장될 것입니다. 역내와 글로벌 차원의 전략적 공조도 더욱 강화될 것입니다.
지난해 90만 명이 넘는 양국 국민이 상호 방문하면서 국민 간의 교류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싱가포르의 많은 청년들이 한국 음악과 드라마를 즐기고 있고, 한국인들은 싱가포르 커피와 차, 카야잼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지난 7월 리센룽 선임장관님께서 SNS를 통해 서울의 주요 명소를 직접 소개해 주셨습니다. 이 글은 1만2천여 건의 호응을 기록하며 큰 화제가 됐습니다. 서로에 대한 관심과 이해가 깊어질수록 우리의 연대와 협력의 폭도 더욱 넓어질 것입니다.
대통령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싱가포르는 일찍부터 연대와 협력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아세안의 창설을 주도하고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 왔습니다. 대한민국도 싱가포르와의 협력을 토대로 이번 주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아세안과 최고 단계 파트너십인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수립할 것입니다.
우리 두 나라가 힘을 합쳐 아세안과 인태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더욱 크게 기여해 나가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대통령님 내외분의 각별한 환대에 감사드리며, 양국 관계의 희망찬 미래를 위해 건배를 제의합니다.
한국과 싱가포르의 협력과 양국 국민들의 우정을 위하여! 건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