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는 한-네덜란드의 오랜 인연 강조 -
- 가치, 경제협력 그리고 사람으로 연결된 다층적 파트너십 평가 -
- 규범 기반 국제질서 강화와 글로벌 자유 연대 선도를 위한 협력 의지 표명 -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오늘(12. 12, 화, 현지시간) 저녁 빌렘-알렉산더 국왕이 암스테르담 왕궁에서 주최한 국빈 만찬에 참석했습니다. 만찬에는 우리 공식수행원과 기업인, 양국의 각계 주요 인사 21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빌렘-알렉산더 국왕은 만찬사를 통해 대한민국은 네덜란드인에게 더 이상 멀리 있는 낯선 나라가 아니며 ‘한국의 열풍’이 네덜란드를 휩쓸고 있다고 말하고, 네덜란드는 현재의 대한민국이 세계 무대에서 적극적이고 자부심을 가지며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고 있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또한, 이번 국빈 방문으로 양국의 특별한 관계에 힘이 더 실리게 됐다며, 대통령의 방문에 사의를 표했습니다.
대통령은 답사에서 빌렘-알렉산더 국왕의 국빈 초청에 대해 각별한 감사의 뜻을 전하고, 박연과 하멜에서 시작된 양국의 남다른 인연이 수백년을 거슬러 올라가며, 6.25 전쟁 당시 대한민국을 돕기 위해 달려온 네덜란드 장병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이 오늘날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와 번영의 초석이 됐다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양국이 아시아와 유럽을 대표하는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모범국가로서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있으며, 지난해 양국 교역량이 160억 불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양국 협력은 반도체, 원전, AI, 디지털과 같은 미래산업 분야로 다층적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울러, 대통령은 히딩크 前 감독이 이끈 대한민국 대표팀의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로 대표되는 축구 교류 그리고 K-Pop, 유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국민들이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하고, 사람과 사람의 유대로 이어진 양국 관계는 앞으로 시간이 갈수록 더 넓어지고, 더 깊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대통령은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규범 기반 국제질서 강화에 힘 쏟는 대한민국이 국제법 질서의 발전을 추구하며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선도하고 있는 네덜란드와 함께 글로벌 자유연대를 이끌어 가는 가장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국빈만찬 만찬사
존경하는 국왕님과 막시마 왕비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해 주신 귀빈 여러분, 후던아본트(Goedenavond,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십니까. 우리 부부와 대표단을 초청해서 이렇게 성대한 만찬을 베풀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국왕님께서는 2014년 네덜란드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한국을 국빈 방문하셔서 양국 우정에 중요한 발자취를 남기셨습니다. 이번에는 제가 1961년 수교 이후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처음으로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게 되어 매우 기쁘고 영광스럽게 생각하는 바입니다.
저는 취임 후 1년 반 동안 루터 총리와 정상회담을 세 차례 가지며 오랜 우방국인 네덜란드와의 우호 증진을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제가 지난해 취임 이후 첫 다자회의인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을 때 저를 가까운 친구처럼 각국 정상들에게 안내하고 소개해준 분이 바로 루터 총리였습니다. 그래서 많은 다자회의에 참석할 때마다 제가 리셉션에서 제일 먼저 찾는 정상이 바로 루터 총리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양국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하는데 합의하고, 관계 발전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시점에 개최되는 오늘 국빈 만찬은 양국 관계가 최상의 상태에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름다운 튤립과 풍차로도 유명한 네덜란드는 한국에게 단지 유럽의 머나먼 나라가 아닙니다. 한국과 네덜란드의 남다른 인연의 시작은 수백 년 거슬러 역사 속에 새겨져 있습니다. 400여 년 전 네덜란드 선원 벨테브레는 한국에 귀화한 최초의 서양인으로 조선에서 여생을 보냈습니다. 또 다른 네덜란드인인 하멜은 하멜표류기를 통해 유럽 사회에 조선을 최초로 소개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1950년 네덜란드는 공산 세력의 침략으로 대한민국의 국운이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여 있을 때 한걸음에 달려와 주었습니다. 횡성전투에서 전사한 덴 오우덴 중령을 비롯해 6.25전쟁에서 120여 명의 네덜란드 장병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자유 민주주의와 번영의 초석이 됐습니다.
전쟁 속에서 피로 맺어진 우정을 토대로 양국은 그동안 굳건하고 다층적인 협력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지난해 양국 교역량은 역대 최대치인 160억 불을 기록했고, 이제 반도체, 원전, AI, 디지털과 같은 미래 산업 분야로 양국의 협력이 확장되고 있습니다.
국왕님께서 2014년에 국빈으로 한국에 오셨을 때 한-네덜란드 양국은 경제적 교류가 활발할 뿐 아니라 가치 측면에서도 강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유럽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시장 경제와 민주주의의 모범 국가로서 양국은 자유, 인권, 법치의 핵심 가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가치와 경제 협력에 더해 양국은 국민들의 교류와 유대도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에서도 참석해 계시지만, 2002년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뜨겁게 달군 월드컵 4강 신화의 중심에는 네덜란드 출신의 명장 거스 히딩크 감독이 계십니다. 어디 계십니까? 히딩크 감독님. (히딩크 前 감독, 서서 목례하자 참석자 모두 박수)
한국 축구선수들의 유럽 진출 부흥기를 선도한 우리 박지성 선수의 유럽 커리어의 시작과 끝은 바로 네덜란드 리그였습니다. 저는 중학생 시절이던 1974년 월드컵 때 오렌지군단의 돌풍을 일으켰던 요한 크루이프에 열광했습니다. 지금도 많은 한국인들이 토탈 사커를 최초로 선보인 요한 크루이프를 잘 기억하고 있습니다.
지금 네덜란드의 많은 젊은이들이 K팝에 열광하고, 또 1,000여 명의 한국 학생들은 네덜란드에서 미래를 위한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사람과 사람으로 연결된 양국 관계는 시간이 갈수록 더 깊어지고 더 넓어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왕님 그리고 귀빈 여러분, 제가 법대생 시절에 배운 그로티우스의 「전쟁과 평화의 법」, 그리고 「해양자유론」은 오늘날 규범 기반 국제 질서의 근간을 세웠습니다. 국제법 질서를 발전시켜야 할 의무를 헌법에 규정한 네덜란드야말로 규범 기반 국제 질서를 선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한민국도 세계의 자유, 평화, 번영을 위해 책임과 기여를 다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로서 규범 기반 국제 질서 강화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세계에 전례가 없는 글로벌 복합 위기에 우리 모두 직면한 바로 지금, 규범 기반의 국제 연대가 더욱 중요합니다. 이러한 점에서 대한민국과 네덜란드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글로벌 자유 연대를 이끌어가는 가장 훌륭한 파트너가 될 것입니다.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국왕 내외분의 따뜻한 환대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국왕 내외분의 건강, 또 한국과 네덜란드의 번영, 세계 인류의 평화를 위해 건배를 제의하겠습니다. 쁘로오스트(Proost, 건배), 감사합니다.